1982년 회사 이름이 금성정밀이었던 시절에는 중앙연구소가 구미에 있었다.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연구원으로 입사한 박영도 전무가 처음 맡았던 무기체계 관련 업무는 해군 고속정에 탑재되는 단거리 함대함 유도탄 사격통제장비였다. 2017년 퇴임까지 35년을 재직할 동안 회사 이름은 LG정밀, LG이노텍, 넥스원퓨처, LIG넥스원으로 바뀌었지만, 유도무기 개발이라는 주 업무는 변하지 않았다. LIG Defense&Aerospace 대표 유도무기에는 박영도 전무의 손길이 안 닿은 곳이 없다.
| 박영도 전무는 1982년 입사해 2017년 퇴임까지 35년 동안 유도무기 개발에 종사했다.
“유도무기 연구원으로 시작해 유도무기 그룹장, 유도무기 연구소장을 거쳐 2009년 연구개발 부본부장을 맡아 회사 전체 연구개발사업을 총괄했습니다. 구미에서 시작해 용인하우스, 판교하우스에서 일해봤고 재임 시절에 해성, 신궁, 천궁, 현궁 등 주요 유도무기 연구개발이 이루어졌습니다.”
박영도 전무가 연구개발부본부장을 맡았던 2009년, 방산업계는 커다란 변화를 맞이했다. 방위산업 전문화·계열화 제도가 폐지된 것이다. 1983년 도입되어 약 25년간 한국 방위산업의 근간이 되었던 보호·육성 중심의 정책이 폐지되고, 모든 국내 업체가 자유롭게 국방 연구개발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LIG D&A는 정밀유도무기 분야 전문화 업체로 독점적인 지위를 누렸으나 제도 폐지 이후 완전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우리가 독점하고 있던 유도무기 분야도 경쟁체제가 도입되면서 회사 전체에 긴장감이 높아졌습니다. 경쟁사에 유도무기 사업을 빼앗길 수 없다는 절박함으로 새로운 사업 수주에 사활을 걸고 임했고,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했습니다. 그렇게 해성과 신궁, 천궁, 현궁 등 유도무기 사업 연속 수주에 성공하면서 회사가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 2009년 10월 19일 구미하우스에 열린 RAM 국산화 생산 및 출고 기념식
당시에는 앞이 보이지 않는 위기였지만 무한경쟁체제에 돌입하면서 한국 방위산업은 생존을 위한 기술개발 투자와 원가절감을 위한 노력을 통해 자생력을 키울 수 있었고, 오늘날 K-방산 글로벌 진출의 밑거름이 만들어졌다. 박영도 전무는 회사 전체 연구개발사업을 총괄하면서 대표 유도무기들을 수주했지만. 그 중에서도 특별히 애착을 가지고 있는 무기체계가 신궁이다.
“유도무기로 이동하는 표적을 맞추려면 눈 역할을 하는 탐색기가 필수입니다. 2004년에 적외선 탐색기를 장착한 휴대용 유도무기 신궁 개발이 성공하면서 이후 이어진 유도무기 개발의 핵심 자산이 됐습니다.”
LIG D&A의 유도무기 개발은 연속성을 가지고 있다. 1999년 최초의 국산지대공 유도무기 천마를 통해 습득한 기술과 경험이 해성, 신궁 개발로 이어졌고, 해성, 신궁에서 확보한 국산 탐색기는 현궁과 천궁 개발의 원동력이 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졌다. 기술과 경험이 단절되지 않고 연결될 수 있었던 것은 연구개발 중심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노력 덕분이다.
| 신궁 개발이 성공하면서 이후 이어진 유도무기 개발의 핵심 자산이 됐다.
“돌이켜보면 실패를 통해 얻게 된 지식과 경험이 더 많았지만 당시는 실패를 인정하고 수용하는 문화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유도무기 연구소장 재직 시절에 연구개발 성과공유회를 만들고 실패사례까지 정리해 허심탄회하게 터놓고 토론하고 공유하는 문화를 만들었습니다.”
이때 만들어진 성과공유회는 오늘날 R&D 성과를 공유하고 치하하는 LIG D&A의 대표 혁신 프로그램 '기술 페스티벌’로 이어졌다. 더불어 내부 성과 공유에 그치지 않고 협력사와 함께하는 '상생협력 성과공유’로 확장되면서 대한민국 방위산업 전체의 R&D 경쟁력을 높이는데 일조하고 있다.
| 성과공유회는 LIG D&A의 대표 혁신 프로그램 기술 페스티벌로 이어졌다.
박영도 전무는 2017년 퇴임 후 가족, 친구들과 여행도 다니며 충전의 시간을 가졌고 2020년부터 협력회사 자문도 하면서 은퇴 후 여유로운 인생을 즐기고 있다. 퇴임 임원모임을 통해 함께 생활했던 동료들과도 교류하면서 회사의 성장과 변화를 응원하고 있다.
“최근 뉴스를 장식하고 있는 천궁II 소식을 보면서 더할 나위 없이 잘해주고 있는 후배들이 자랑스럽습니다. 50주년을 맞이한 LIG D&A의 일원으로 근무할 수 있었던 것을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유도무기가 회사 매출 증가와 성장에 기여했지만 미래 먹거리를 위해 항공우주, 위성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사명변경도 시의적절하다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계속 지켜보며 응원하겠습니다”
박영도 전무는 마지막으로 “지식을 독점하지 말고 후배들에게 물려주고 더 높은 곳을 바라보며 도전하라”는 당부를 남겼다. 실패를 숨기지 않고 드러내고 지식과 경험, 성과는 공유하고 전파하는 R&D DNA야 말로 LIG D&A人들이 물려받은 위대한 유산일 것이다.
| 박영도 전무는 지식을 독점하지 말고 후배들에게 물려주고 더 높은 곳을 바라보며 도전하라는 메시지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