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이 도전하는 사람들 - THE SSEN LIG

People 끊임없이 도전하는 사람들 남극 최고봉, 빈슨 매시프에 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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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G넥스원의 두 직원이 남극 대륙 최고봉 빈슨 매시프(4,892m) 등반에 성공한 소식이 알려졌습니다.
직장인이면서도 꾸준히 산을 오르며 도전을 이어온 두 사람. 이들은 어떻게 남극 원정에 참가하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어떤 경험을 했을까요?
구미에서 활동하는 산악인으로서의 삶과 등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LIG넥스원의 두 직원이 남극 대륙 최고봉 빈슨 매시프(4,892m) 등반에 성공한 소식이 알려졌습니다.
직장인이면서도 꾸준히 산을 오르며 도전을 이어온 두 사람. 이들은 어떻게 남극 원정에 참가하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어떤 경험을 했을까요?
구미에서 활동하는 산악인으로서의 삶과 등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 김철영 프로
  • C4ISTAR생산본부.생산2실.생산1팀 1985년 입사, 구미하우스 근무 TMMR 생산 업무
  • C4ISTAR생산본부.생산2실.생산6팀 1988년 입사, 구미하우스 근무 Goal Keeper 창정비 담당
  • 백종득 프로
  • 백종득 프로
  • C4ISTAR생산본부.생산2실.생산6팀 1988년 입사, 구미하우스 근무 Goal Keeper 창정비 담당
7대륙 최고봉이란 무엇인가요?

백종득 프로 전 세계 대륙별로 가장 높은 산을 뜻해요. 구미시 산악연맹은 2012년 유럽 옐브루스(5,642m)를 시작으로 7대륙 최고봉 원정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는데, 이번에 남극 최고봉인 빈슨 매시프(4,892m) 등정으로 마무리했죠. 지자체 주도로 7대륙 완등을 한 최초 사례라고 합니다.

두 분 모두 7대륙 최고봉을 다 등반했나요?

김철영 프로 저는 옐브루스(5,642m, 2012년), 킬리만자로(5,895m, 2013년), 아콩카과(6,962m, 2016년), 이번에 빈슨 매시프를 다녀왔어요.

백종득 프로 김철영 프로랑 함께 다녀왔고 2014년도에 북아메리카 매킨리(6,190m)까지 다녀왔습니다. 칼스텐츠(4,884m)는 아콩카과 다녀오고 바로 이어져 일정을 맞출 수 없어서 가지 못했어요.

김철영 프로 아무래도 비용도 많이 들고 회사를 다니다 보니 긴 시간을 내기 쉽지 않은 것도 있어요. 특히 에베레스트(8,848m)는 2개월 정도 일정이 필요해서 가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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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대륙 최고봉 중 5개를 등정했는데 언제부터 본격적으로 산에 다녔나요?

김철영 프로 제가 구미하우스에서 근무한 지 이제 한 40년이 돼요. 입사 후 선배를 따라 산을 다니기 시작했어요. 처음엔 그냥 가볍게 따라다니다 암벽도 하고 빙벽도 하고 다양한 등반을 하다 보니 점점 더 산이 좋아지더라고요. 산악회에서 활동하며 후배들도 많이 들어왔고, 그렇게 분위기가 이어져 지금까지 왔습니다. 1988년부터 사내 산악회 IG에서 2년간 총무를 했고, 설악산 같은 곳을 다니며 여러 사람들과 즐겁게 다녔어요. 그게 지금까지 발전한 거 같아요.

백종득 프로 저도 입사 후 사내 산악회 IG에서 선배들과 어울리며 시작했어요. 김철영 프로도 있었고 선배들과 같이 다니다 보니 재미있더라고요. 산행으로 자신감도 얻었고요. 회사 사람들과 친해지면서 교류하게 되니 업무에도 많은 도움이 됐어요. 산에 애착이 커졌고 살아볼 만한 세상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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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 등반 준비는 어떻게 했나요?

백종득 프로 좀 갑작스럽게 추진됐어요. 2017년 에베레스트 이후 코로나로 원정이 멈췄는데 경비 문제도 있고 하던 차에 구미시 산악연맹 회장님이 이번에 끝내 보자고 강하게 밀어붙였어요. 구미시장님도 지원해 주셨고 등정 성공 가능성이 높은 멤버로 저와 김철영 프로, 등산 장비점 하는 친구가 원정대장으로 뽑혔죠. 평소 산행을 꾸준히 해왔던 터라 큰 준비는 없었어요. 그동안 함께 원정을 다녀온 시간이 많다 보니 팀워크는 이미 잘 맞춰져 있어서 특별한 준비가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people01 이미지 사내 산악회 IG로 등산을 시작한 두 사람
등반 과정은 어땠나요?

백종득 프로 가는 길부터 이동 과정이 힘들었어요. 애틀랜타를 거쳐 산티아고, 푼타아레나스까지 장거리 비행 일정이 쉽지 않았죠. 남극이 여름이 되는 12~1월 두 달만 갈 수 있는데 딱 다섯 차수만 입장이 가능해요. 저희는 두번째 차수로 들어갔어요. 나름 여름이라 그런지 날씨는 생각보다 춥지 않았어요. 저녁 6시 8분에 정상에 도착했는데 백야 덕에 24시간 내내 밝아서 11시쯤 내려왔죠. 어두웠으면 위험했을 거예요.

김철영 프로 첫번째 캠프까지 배낭을 메고 40kg 짐을 실은 썰매를 끌고 갔어요. 크레바스*가 많아서 서로 줄을 묶고 이동했어요. 두번째 캠프를 오를 때는 1,200m 설산을 주마링*으로 로프를 잡고 올라갔죠. 썰매를 못 쓰니 다 메고 가야 했는데 힘들었어요. 국내 산행에서는 이런 경험을 하기 어렵거든요.

* 크레바스(Crevasse): 빙하나 눈 골짜기에 형성된 깊은 균열
* 주마링(Jumaring): 등강기를 타고 고정된 로프를 올라가는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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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kg 짐을 실은 썰매를 끌고 줄을 묶고 정상을 향해 올라갔다.
정상에 섰을 때 기분이 어땠나요?

백종득 프로 정상에 딱 서니까 '고생 끝났다’는 생각과 함께 '이제 씻을 수 있겠다’가 제일 좋더라고요. 오랫동안 씻지 못하는 게 제일 힘들었어요.

김철영 프로 너무 힘들어서 '빨리 사진 찍고 내려가자’는 생각밖에 안 났어요.

남극 등반을 앞두고 시간은 어떻게 냈나요?

김철영 프로 개인 휴가와 회사 복지인 해외문화체험을 활용했어요. 취미생활을 할 수 있게 지원을 해주니 회사에 참 고맙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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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을 정복하고 자축하는 모습
평소에도 산을 자주 타시나요?

김철영 프로 매일 같은 산을 다니면 재미가 없으니 전국에 있는 산을 다니기는 해요. 그 중 가까이 있는 금오산을 제일 많이 가긴 하죠. 어떤 친구는 산악회에서 해외 원정을 앞두면 훈련을 위해 금오산에 50번도 간다고 해요. 좋은 산이 가까이 있으니 좋죠.

백종득 프로 평일은 회사에 나오고 주말에는 한 달에 두 번 이상 가요. 울릉도는 눈이 많이 오잖아요. 울릉도 성인봉은 눈을 파고 텐트도 치고 동계 훈련을 할 수 있는 곳이라 좋아요.

산을 다니면서 위험했던 순간도 있었나요?

김철영 프로 국내 산은 천천히 다니면 안전해요. 무리하지 않고 일찍 출발해 일찍 내려오는 게 중요하죠.

백종득 프로 안전한 산행이 될 수 있게 장비도 갖춰야 하지만 등반은 자신감이 있어야 해요. 평소 함께 산을 오르는 사람들과 팀워크를 맞추며 훈련을 하면 자신감이 생기는 것 같아요.

people01 이미지 환영식에서 구미시장과 기념촬영하는 원정대원들
산악연맹 구조대 활동을 했다고 들었는데 에피소드가 있나요?

백종득 프로 소방관 분들도 산악 지역에서는 되게 힘들어 하거든요. 그래서 산악연맹과 업무 협약도 맺고 수색 요청이 오면 지원합니다. 같이 수색을 가면 구급대원 분들이 다치기도 해요. 몇 해 전 금오산에서 연락이 끊긴 실종자 수색 요청이 왔어요. 전화가 끊긴 상황이라 밤새 찾아다녔지만 당시에 발견하지 못했는데 며칠을 더 찾아 계곡에서 무사히 발견했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산행이 때로는 위험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가족들은 걱정하지 않나요?

김철영 프로 매번 걱정하죠. '이번이 마지막이다, 다음에는 안 간다’ 하지만 또 가게 되죠. 같이도 자주 갔어요. 세계 3대 트래킹 코스 중에 뉴질랜드 밀포드 트랙이 있는데 원래 작년 연말에 산악회에서 부부동반으로 갈 예정이었습니다. 제가 갑자기 남극을 가는 바람에 아내 혼자 갔어요. 제가 없어 서러웠다 하더라고요. 뭐 어쩌겠습니까? 나는 추운 데서 벌벌 떨고 있었는데. (웃음)

백종득 프로 저도 똑같습니다. 갈 때마다 마지막이라고 하지만 또 가게 되죠. 아무래도 가족들은 걱정을 많이 해요. 항상 가족한테 미안하고 고맙고. 그래도 요즘은 아내와 자주 같이 다니려고 노력 중입니다.

people01 이미지 가족들과도 자주 같이 다니려고 노력 중이라고.
두 분은 긴 시간을 함께 한 사이인데 서로에 대한 생각이 궁금합니다.

김철영 프로 이 친구는 확실히 여러 면에서 에이스가 맞아요. 이번 원정에서 제가 3번째, 이 친구가 2번째였는데 빠릿빠릿한 사람이 있으니 저는 하라는 대로 하면 됐죠. 어디 가자 하면 가고 뭐 먹자 하면 먹으면 되죠. 뭔가를 하자 했을 때 빨리 진행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봐요. 이 친구를 믿고 밀어주며 대신할 수 있는 것들과 도와줄 수 있는 것들을 최대한 챙겼죠.

원정 나가면 서로 믿지 못하고 고생해 보라고 두는 사람들도 있는데 저는 이 친구를 믿으니 이 친구도 저를 믿어 주는 것 같아요. 제 아내도 다른 사람이랑 가면 걱정을 많이 하는데 이 친구와 같이 간다 하면 아무 소리 안 해요.

백종득 프로 팀워크가 잘 맞으니 항상 고맙죠. 원정 가면 싸우고 오는 사람들도 많아요. 집 떠나 불편한 타지에 한 달간 나가 있으면 날카로워져요. 그러다가 정상을 앞두고 싸워서 중간에 들어온 팀도 실제로 있어요. 저희는 한 10년 넘게 원정 다니다 보니 서로 말이 통해요. 조금 날카롭다 싶으면 누구 한 사람이 좀 맞춰주고 하니 잘 맞는 것 같아요.

형님이 따라왔다 하지만 맏형 역할을 잘 해주고 뒤에서 딱 버텨주니 든든해요. 제가 일을 해도 누가 뒤에서 받쳐주고, 제가 실수를 해도 커버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건 큰 복이죠. 그런 역할을 많이 해주시고 항상 양보도 많이 해주세요. 그래서 때로는 제가 미안해요. 그 양보 덕에 제가 얻는 게 많았거든요. 그래서 항상 저에게는 든든한 후원자 같은 형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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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의 계획이 있나요?

백종득 프로 나이가 들었으니 자제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도 하는데, 할 수 있을 때 에베레스트도 도전해서 7대륙 최고봉 완등을 하고 싶어요. 생각해 보면 산이 주는 안도감 같은 게 있거든요. 남들은 불편하게 왜 산에서 텐트 치고 자냐고 하는데, 저는 산에 있으면 마음이 편안하고 좋아서 많이 찾는 것 같아요. 내 발로 걸어 올라가야 하고 내가 올라가며 흘리는 땀만큼 올라갈 수 있어요 내가 한만큼 나아가니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얻고. 그래서 제가 걸어 다닐 수 있는 동안은 산에 계속 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김철영 프로 내년이 회사 정년입니다. 정년 후엔 조용히 지내려 하지만 14좌라고 해발 8,000m가 넘는 산봉우리가 세계에 14개 있어요. 정상은 위험하고 어려울 수 있으니 각 14좌 별로 베이스 캠프라도 가볼까 싶은데 그것도 힘들기는 해요. 에베레스트 베이스 캠프는 한 2주 가야 되거든요. 가다가 숨이 차서 내려오는 사람도 있고. 가능하면 도전해 볼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산은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도전과 성취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김철영, 백종득 프로님의 이야기를 통해 등반이 단순한 체력 단련을 넘어
동료와의 유대감, 자신과의 싸움, 그리고 성취감을 주는 의미 있는 경험이라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도전적인 경험이 여러 사람들에게 좋은 자극이 되길 바라며,
앞으로도 더욱 더 빛날 두 산악인의 다음 여정을 기대하겠습니다!

산은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도전과 성취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김철영, 백종득 프로님의 이야기를 통해
등반이 단순한 체력 단련을 넘어
동료와의 유대감, 자신과의 싸움,
그리고 성취감을 주는 의미 있는
경험이라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도전적인 경험이 여러 사람들에게
좋은 자극이 되길 바라며, 앞으로도 더욱 더 빛날
두 산악인의 다음 여정을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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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더쎈기자 최한웅 선임연구원(미래전장IPS연구소.1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