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함께 가다 보면 행복은 알아서 따라옵니다 - THE SSEN LIG

People 가족과 함께 가다 보면
행복은 알아서 따라옵니다
LIG넥스원 IPS연구소 이승상 수석연구원 가족
아내 박혜정 님, 첫째 도현(7), 둘째 하민(3), 셋째 지현(2)
글. 김서니 | 사진. 눈픽처스 김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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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계 출산율 0.88명의 시대에 세 아이를 낳아 키우는 애국자(!)가 있습니다.
조선일보 저출생 극복 캠페인 '아이가 행복입니다’에 가족사진을 출품해
최우수상을 수상해 의미가 남다른 도현, 하민, 지현 삼남매들의 아빠 이승상 수석연구원.
때로는 힘들고, 가끔 고달프지만, 항상 행복하다는 이승상 수석가족의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합계 출산율 0.88명의 시대에
세 아이를 낳아 키우는 애국자(!)가 있습니다.
조선일보 저출생 극복 캠페인
'아이가 행복입니다’에 가족사진을 출품해
최우수상을 수상해 의미가 남다른 도현, 하민, 지현 삼남매들의 아빠 이승상 수석연구원.
때로는 힘들고, 가끔 고달프지만, 항상 행복하다는
이승상 수석가족의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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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는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천궁-II 사우디 수출사업에서 ILS 개발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어느새 돌아보니 입사한 지 17년 째인데 그 사이에 함께하는 동료도 많아지고, 회사도 빠르게 성장하고, 저도 중견 연구원이 되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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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저출생 극복 캠페인 '아이가 행복입니다’에 가족사진을 출품해 최우수상을 받았습니다. 어떻게 참가하게 되었나요?

셋째 지현이가 태어나고 처음으로 다섯 가족이 춘천으로 여행 갔다가 찍은 사진이에요. 푸른 하늘 배경으로 가족들이 둥글게 모여 카메라를 들여다보면서 찍었는데 느낌이 좋게 잘 나왔더라고요. '아이가 행복입니다’ 캠페인 '31초 우리 가족 행복 담기 영상제’에 별 기대 없이 보내 봤는데 최우수상까지 받고 기사까지 나서 정말 놀랍고 기뻤습니다. 상금으로 받은 상품권은 아내가 육아휴직 마치고 복직할 때 옷을 사주려고 아껴 놨어요.

people01 이미지 조선일보 저출생 극복 캠페인 '아이가 행복입니다’ 최우수상을 받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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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생이 화두인 시대에 아이 셋을 키우고 있습니다. 첫째를 낳고 둘째, 셋째를 낳기까지 고민이나 걱정은 없었는지요?

둘째를 가질 때도 고민이 많았는데요. 저는 둘째를 원했기 때문에 아내를 열심히 설득했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잘해나갈 수 있을 거란 확신을 주려고 했죠. 그렇게 시간이 꽤 걸려 둘째를 낳게 되었고, 셋째는 예상치 못하게 만나게 되었습니다.

사실 경제적인 어려움이 없지 않았지만 걱정이 크진 않았어요. 부모로서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해 지원을 하면 된다고 생각했거든요. 아이들을 위해 삶을 온전히 희생하려고 결단하거나 그러지는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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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넷째 계획도 있나요?

넷째 계획은 없습니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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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명에서 두 명이 되면 두 배가 아닌 세 배로 손이 많이 간다고 하던데 3명이면 차원이 다를 것 같아요.

세 명 다 집에 있어서 챙겨야 할 때는 정신없죠. 그래도 첫째는 이제 혼자 잘해요. 동생 보는 걸 돕기도 하고요. 둘째와 셋째도 형이나 오빠를 보고 자연스럽게 따라 해요. 같이 크니까 서로 잘 놀아요. 그런 면에서 엄마 아빠 손이 덜 타는 게 있죠. 힘든 건 3배까진 아니고 2배 정도인데, 그에 반해 행복은 세제곱이라고 할까요?

첫째 도현이가 태어났을 때 육아휴직을 사용했다는 이승상 연구원.
당시만 해도 남자 직원 중에서는 육아휴직을 쓴 사람이 없었다고 한다.
이승상 연구원이 처음이었다고. 선례가 없는 상황이라 쉽지 않았을 텐데
육아휴직 결정의 과정과 당시 분위기는 어땠을까?

첫째 도현이가 태어났을 때 육아휴직을
사용했다는 이승상 연구원.
당시만 해도 남자 직원 중에서는
육아휴직을 쓴 사람이 없었다고 한다.
이승상 연구원이 처음이었다고.
선례가 없는 상황이라 쉽지 않았을 텐데
육아휴직 결정의 과정과 당시 분위기는 어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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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를 낳고 아빠가 육아휴직을 썼는데 당시에 육아휴직에 대한 사내 분위기가 어땠나요? 걱정되는 부분은 없었는지 궁금합니다.

연구소에서 육아휴직을 쓴 남자 직원은 제가 처음이었어요. 육아휴직 사용 계획에 대해 팀장님과 동료들에게 미리 이야기를 했지만 걱정이 되긴 했죠.
동료들에게 부담이 갈 걸 알았기 때문에 휴직 기간도 딱 3개월만 잡았어요. 업무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휴직 들어가기 전에 업무 관련 대화를 많이 나누며 조정을 했고, 휴직에 들어간 후에도 회사에서 연락이 오면 잘 백업했어요.

별 탈 없이 휴직기를 잘 넘길 수 있었던 건 사전에 대화를 많이 나눈 것, 그리고 선후배와 동료들이 다들 이해해 준 덕분이에요. 육아휴직이 아무리 법적으로 보장된 제도라고 해도 누구 한 명이 빠지면 팀 입장에서 부담되는 건 사실이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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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휴직에서 복귀해 업무 적응이 어렵지는 않았나요?

다행히 어려움은 없었어요. 복직하자마자 새로운 프로젝트가 시작되어서 사무실이 아닌 출장지로 바로 출근했거든요. 그리고 한 달 동안 집에 못 들어갔습니다. (웃음) 어쨌든 사업이 종료될 무렵이고, 새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단계라 적응은 어렵지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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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남자 후배들에게도 늘 육아휴직을 추천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이유가 있나요?

육아휴직 전후로 바뀐 저의 큰 변화는 육아를 제대로 이해하게 됐다는 거예요. 아내가 힘들다고 할 때 사실 뭐가 힘든 지 머리로만 알았지, 온전히 몰랐던 것 같아요. 제가 육아휴직을 쓰면서 아내가 복직을 했어요. 온전히 혼자 아이를 보는 시간을 가져보니 정확하게 이해가 되더라고요.

아기 밥 먹이는 일, 옷 입히는 일, 등·하원 시키는 일, 병원 데려가는 일 등등 많은 일들이 쉽지 않은 미션이었어요. 씻기고 놀아주고 책 읽어주는 것조차 뜻대로 되는 게 없는 지경이었죠. 직접 아이들을 돌보면서 아내 밥도 차려주고, 데려다 주고, 마트에서 장도 보고. 이런 걸 경험하다 보니 아내의 입장을 정확하게 이해하게 됐고 불필요한 갈등이 확 줄었어요. 아내와 대화하는 게 편해졌고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게 됐어요. 정확히 뭐가 힘든 지를 잘 알게 된 거죠. 그래서 육아휴직 경험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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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분과는 9년을 만난 CC였다고 들었습니다. 결혼을 결심하게 된 이유가 있나요?

연애하는 동안 '내가 결혼을 한다면 이 사람과 결혼하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어요.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는 두 가지가 잘 맞았는데요. 하나는 가치관, 또 하나는 대화로 갈등을 푸는 방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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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 일을 각자 맡아서 팀플처럼 한다고 들었어요. 아이들이 무엇을 해야 할지 스스로 찾아서 주도적으로 하는 것 같던데, 아이들이 어떻게 스스로 하게 만드나요?

재미있게 놀이처럼 느끼도록 해요. 빨래를 개는 것도 놀이나 색종이 접기처럼 느낄 수 있도록 하죠. 쓰레기를 버리는 일도 쓰레기통을 농구 골대처럼 만들어 놓기도 해요. 그리고 무언가를 하고 나면 칭찬을 해주죠. 그 모습을 옆에서 둘째와 셋째가 보면서 자연스럽게 따라 하니까 온 가족이 주도적으로 알아서 하는 그림이 된 것 같아요. 억지로 가르치듯이 하라고 하면 잘 안 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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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분에게 여쭤보겠습니다. 남편과는 육아를 어떻게 분담하고 있나요?

각자의 스케줄에 맞춰서 해요. 아침에 아이들 등·하원은 제가 맡고 있고 남편이 일찍 출근했다가 퇴근하면 아이들 목욕시키고 거실에서 신나게 놀다가 책을 읽어주고 8시부터 9시까지는 잘 준비를 합니다. 잘 준비하는 시간 동안 다같이 재미있게 놀다가 재우는 일은 남편이 맡아요. 그동안 저는 집안일을 하는 식으로 나누어서 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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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열리는 패밀리데이나 기타 가족행사에 참여해 본 적이 있나요? 회사에 대한 느낌은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작년 롯데월드에서 열린 패밀리데이에 가족들과 함께 참석했어요. 당시에 막내 지현이도 돌 전이었는데 자전거 끌고 가서 재미있게 즐겼어요. 아이들 사진으로 사원증을 만들어준 이벤트도 기억에 남아요. 목에 걸어주니 아이들이 너무 좋아하더라고요.

처음에는 방산회사라고 해서 조금 무서운(?) 느낌이 있었어요. (웃음) 지금은 가족친화적인 회사라는 느낌이에요. 특히 사내 어린이집이 정말 도움이 많이 됐어요. 첫째는 일곱 살까지 다녔고, 둘째는 다니다가 집이 이사를 가면서 멀어져서 못 다니게 되었지만 어린이집이 굉장히 만족스러웠어요. 선생님들도 훌륭하시고 건강한 식단이 매우 만족스러웠어요. 그래서 남편이 출장이 잦아도 견딜 수 있었던 것 같아요.

people01 이미지 패밀리데이에 아이들 사진으로 만든 사원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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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육아휴직 중이라고 하셨는데, 복귀 후 육아와 가사 분담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내년 3월쯤으로 복직을 예상하고 있는데요. 사실 저희는 아이들이 생기기 전인 신혼 때도 무언가를 딱딱 나눠서 하지는 않았어요. 그게 된다고 생각하지도 않고요. 큰 틀 안에서 할 일이 분담이 되어있으면, 그 안에서 자유롭게 서로를 믿고 하는 편이라 제가 복직한 후에도 상황에 맞춰 자유롭게 분담하지 않을까 예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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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질문은 이승상 수석연구원에게 드리겠습니다. 먼저 경험해 본 사람으로서 결혼과 육아를 고민하는 후배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요?

요즘 비혼이나 딩크족이 많잖아요. 안 가본 길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저도 젊었을 때는 결혼이나 출산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이 있었는데요. 하지만 너무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뚜렷한 가치관이 있고 인생의 방향을 정하면 그 다음은 자연스럽게 행복이 찾아온다고 믿습니다.

왜 결혼과 출산, 육아를 두려워할까 생각해봤는데 아무래도 잘 해내야 한다는 생각에 그런 것 같아요. 실패할까 봐 그런 거죠. 그런데 결혼과 육아는 실패와 성공이라고 할 것이 없고 자신과 맞는 배우자를 만나서 함께 가다 보면 행복이라는 건 자동으로 따라온다고 생각하거든요. 잘 해내야 한다는 부담만 버리면 될 것 같아요. '어떻게 하면 아이를 잘 키울까’ 보다는 '어떻게 하면 아이들과 잘 지낼까’ 같은 생각을 하면서 부담을 줄이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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