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다희 저는 PBA 생산 코팅, 검사 공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접수하고 기술 지원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고, 강나리 프로와 권세은 프로가 같은 팀 사수와 부사수입니다. 세 명 다 구미 전자공고를 졸업한 학교 선후배 사이이기도 해요.

강나리 2008년에 입사해 줄곧 팀에서 막내였는데 2024년에 권세은 프로가 입사해 처음으로 직속 후배가 생겼어요. 15년 만에 신입사원이 온다고 했을 때 처음에는 안 믿겼고 나중에는 어떻게 대해야 할까 고민도 했는데 나름 잘 지내고 있는 것 같아요.

권세은 작년에 입사한 막내입니다. 처음에는 선배님들과 나이 차이가 많이 나서 살짝 걱정도 했는데 잘 가르쳐 주시고 편하게 대해 주셔서 회사 생활 즐겁게 하고 있습니다. 제가 2005년생인데 가끔 언니들이 2002년 월드컵처럼 제가 태어나기 전 얘기를 할 때는 그냥 조용히 웃기도 합니다. (웃음)

강나리 전자 부품은 습기, 먼지, 화학물질, 기계적 충격에 민감하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해 표면을 코팅합니다. 코팅을 하면 납땜 부위 부식도 방지하고 내구성도 높일 수 있어요.

김다희 주로 아크릴 용액을 사용하는데 전기적 접촉이나 방열이 필요한 부위까지 코팅액이 도포되면 안되기 때문에 작업자가 마스킹 테이프나 액을 이용해 직접 부품을 감싸주는 마스킹 작업이 필요해요.

강나리 물량이 많은 사업은 사람이 하루 종일 마스킹 작업을 반복해야 해서 능률이 떨어졌어요. 마스킹 후 스프레이 코팅 방식으로 도포하거나 AR 코팅액을 주로 붓으로 도포하는데 유해 화학물질이다 보니 하루 8시간에서 최대 12시간까지 노출되면 두통이 발생하기도 했어요.

권세은 마스팅 작업이 간단해 보이지만 코팅액이 부품 밑면을 통해 유입될 수도 있고 부품들이 작다 보니 작업이 까다로워요. 코팅 후에는 마스킹 테이프와 액을 제거해야 하기 때문에 공수 투입도 늘어납니다.

김다희 코팅액이 유입되면 제거가 어렵기 때문에 마스킹을 꼼꼼하게 잘해줘야 합니다. 코팅실에 지원을 간 적이 있었는데 손재주가 없기도 하지만 저는 하루에 6장 밖에 못하겠더라고요. 쉬워 보이지만 정말 어려운 작업이에요.

AR 코팅액을 붓으로 도포하는 기존 코팅 과정

김다희 기존에도 자동 코팅 설비가 있었지만 도입한지 오래됐고 정밀한 도포가 불가능했기 때문에 2~3개 사업에서만 사용하고 확대 적용을 못하고 있었어요. 대량 생산사업이 시작되면서 노후 설비를 교체하고 자동화를 적용할 적기였어요.

강나리 지금까지 연 20,000장 이상 생산하는 PBA가 없었는데 TMMR 양산이 시작되면서 일 평균 100개 정도 코팅을 해서 넘겨야 생산 일정을 맞출 수 있었어요. 붓으로 하는 수동 코팅 공정에 로드가 급격하게 늘어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인력도 충원하고 새로운 자동 코팅 설비를 도입하게 됐어요. 신규 설비가 입고되고 본부장님이 자동 코팅 설비를 최대한 활용해보자고 하셔서 수량이 많은 사업부터 확대 적용하게 됐습니다.

새롭게 도입된 자통 코팅 설비

권세은 입사하고 코팅실에 배치되어 새로 도입된 자동 코팅 설비를 담당하게 됐어요. 자동 코팅 적용 품목들이 확대되면서 설비 1대로 소화하기에는 부족해져서 사람이 없는 시간에도 작동할 수 있는 무인화 방안을 본부장님, 실장님, 팀장님, 선배님들과 함께 고민했습니다.

무인화가 적용되면 제가 다른 업무를 배워볼 수도 있고 급한 업무도 지원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적극적으로 개선 과정에 참여했어요. 직접 장비를 운영하면서 불편한 사항이나 오류를 발견하고 피드백을 받아 개선하고 자동 코팅 무인화 운용 파일을 업데이트 했습니다. 선배님들과 무인화를 위한 회의를 매주 진행했는데 회의 중간중간 아직 사업명에 익숙하지 않아 몰랐던 용어가 나오면 끝나고 바로바로 질문하면서 지식을 습득했습니다.

강나리 새로운 설비가 입고되고 제조사를 통해 교육을 받고 각 PBA 별 특성에 맞게 프로그램을 세팅하는 과정이 생소해서 어려웠어요. 여러 번 반복 작업하면서 적응했습니다. 처음에는 코팅액을 분사하는 디스펜서 노즐이 작업 환경에 예민해 파라미터(매개변수) 고정값을 찾기 힘들었습니다. 현재는 고정값을 두고 환경이 변할 때마다 미세 조정하고 있습니다.

최대 수량을 작업하려면 PBA를 매거진에 적치해 자동 코팅 설비에 투입하고 배출해야 하는데 로더/언로더 장비 공간이 부족했던 문제도 업체에 개조를 요청해서 개선했습니다.

무인화로 코팅한 PBA를 확인하는 강나리 프로와 권세은 프로

김다희 자동화 코팅 설비를 무인으로 운용하려면 퇴근 후부터 다음날 출근까지 10시간 정도 작동해야 하는데 실린더에 코팅액을 1회 공급했을 때 사용 가능한 시간, 도포 과정에 문제가 생기지 않게 코팅액 점도가 일정하게 유지되는 시간을 알아야 했습니다.

테스트를 해보니 저희가 사용하는 코팅제, 희석제는 10시간 동안 점도를 유지할 수 있었어요. 코팅 설비 외에도 로더/반전기/오븐기/언로더 등 구성 설비가 있는데 작업자가 없을 때 오류가 발생하면 비상 신호를 보내 자동으로 멈출 수 있도록 제조사에 개조를 요청했고 적극적인 협조를 받아 적용할 수 있었어요.

코팅 자동화 설비를 살펴보는 김다희 프로

강나리 TMMR 같은 대량 생산의 경우 장비 세팅만 하면 자동으로 코팅을 진행하는 동안 다른 사업 코팅을 할 수 있어 공수가 많이 절감됐습니다. 기존 자동 코팅 장비에서 품질 불량이 발생해 수동 코팅으로 진행해야 했던 품목도 지금은 테스트 포인트에 마스킹액만 도포하고 자동 코팅으로 진행하고 있는데 품질도 아주 양호해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됐습니다.

권세은 TMMR의 경우 퇴근하면서 무인화로 공정을 돌려두고 다음 날 출근하면 상면 코팅이 완료되어 있어요. 하면을 마저 돌리고 저는 터치업 후에 공정 완료 처리를 하면 되니까 편하고 수량도 많이 늘어났습니다.

김다희 TMMR 뿐만 아니라 다른 사업에도 자동 코팅 적용 품목들에 무인화 도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확대 적용하면 공수 절감과 생산성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 장비 세팅을 하면 자동으로 코팅이 진행된다
• 코팅 장비 외에도 로더/언로더 등의 구성 장비도 무인화를 위해 개선했다

권세은 처음에 무인화로 돌려두고 퇴근한다고 동기들에게 이야기했을 때 '그게 가능해?’하고 의아해하던 표정이 생각나요. 사실 저도 진짜 무인화가 될 줄은 몰랐거든요. 처음 무인화를 돌리고 다음 날 출근하던 중에 강나리 프로님이 전화해 '코팅 품질도 괜찮고 우려했던 일들이 일어나지 않았다’ 해서 안심하고 기분 좋게 출근했습니다. 덕분에 실장님께 즉포상도 받고 보람이 있었습니다.

강나리 입사 16년만에 처음으로 등급 제안도 받아보고 본부장님과 실장님 앞에서 우수사례 발표도 해봤습니다. 제안 시상금도 쏠쏠하게 받아서 좋았고 처음 무인화에 성공했을 때 팀장님과 파스타를 먹었는데 완전히 성공하고 나면 스테이크 먹으러 가기로 했어요. (웃음) 현재 FM무전기와 RALT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생산 중이고 SATURN도 양산이 시작되면 무인화를 적용해 생산할 예정입니다.

김다희 자동 설비라 해도 작업자가 항상 붙어 있어야 해서 무인화까지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는데 본부장님 실장님, 팀장님까지 모두 관심을 갖고 지원해 개선활동을 할 수 있어 뿌듯했습니다. 일과 중에도 작업자가 자동으로 장비를 돌려 놓고 다른 급한 업무를 지원할 수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됩니다.

무인화 코팅은 다른 품목으로도 확대될 예정이다

강나리 프로 귀차니스트라 수동으로 하는 업무를 자동화로 바꾸려고 많이 노력해요. 창정비 업무 중에 과거에 코팅했던 제품 이물질 제거를 위해 직접 싱크대에서 손으로 세척하는 작업이 있었는데 현재는 수용성 세척기 린스 기능을 이용해 세척하는 방법으로 바꾸었어요. 집에서도 안 하는 설거지를 회사에서도 하기가 너무 싫었거든요. (웃음)

권세은 저는 업무가 많으면 그걸 다 끝내 놔야 마음이 편해서 일을 빨리빨리 하려고 해요. 그래서 조금이라도 리드타임을 단축시킬 수 있는 것들은 잘 찾아내는 편인 것 같아요. 리드타임을 단축시키면 생산할 수 있는 수량도 많아지니까요. 지금은 TMMR 터치업을 완전히 안 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수정하고 있습니다.

김다희 처음 도입되거나 초도 사업 같은 경우 작업자들과 같이 불편한 사항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기존에 해왔던 방식이나 작업 관련해서는 작업자들이 가장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불편사항을 얘기하면 치구 제작이나 공정 개선을 통해 바꾸려고 하고 있습니다.

김다희 요즘 인공지능이 대세인데 PBA 공정에도 인공지능을 접목할 수 있는 방법을 열심히 알아보고 있습니다. 회사가 우주 위성 분야에도 관심을 두고 있는데 PBA 공정에서 기술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준비도 하려고 해요. 개인적으로는 체력을 기르기 위해 꾸준하고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운동을 찾아보려고 합니다.

강나리 올해 AI를 이용한 신규 자동 코팅 설비를 도입할 예정인데 자동 코팅 설비는 권세은 프로에게 맡기고 저는 신규 설비를 무사히 도입하고 세팅을 정상화해서 사업에 적용시키는 것이 가장 큰 목표입니다. 일상에서는 3번 이사 끝에 처음으로 내집을 마련하게 됐는데 입주 무사히 마칠 수 있었으면 해요.

권세은 올해부터 제가 자동 코팅 설비의 '정(正)’을 넘겨받았습니다. '정(正)’으로서 설비 무인화 가동률도 높이고 불량률도 줄이는 것이 목표입니다. 일상에서는 고등학교 졸업 후 멈췄던 공부를 다시 시작해볼까 합니다. 가능하면 대학교 진학도 하고 싶습니다.